.. 요즘은 좀 뜸하지만 90년대 코에이 게임에 대해서는 남들이 놀랄 정도로 푹 빠졌던 나. 그 중에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타이틀이다.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바로 그 게임 랑펠로[각주:1]. 한국에서는 주로 MSX버전과 북미용 DOS버전이 돌았다. 나는 북미용 DOS 버전으로 접해서 한 800여 시간은 플레이하지 않았나 싶은데 뭐 어쨌건.

.. 굳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, 1990년에 일본에서 발매된 역사 시물레이션 게임이다. 타이틀이 '황제'를 뜻하는데 그 뜻 답게 플레이어가 '나폴레옹'이 되어 유럽을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. 삼국지나 노부나가의 야망과는 달리 오로지 1인 플레이만 가능하며, 심지어 나폴레옹이 있는 도시에만 명령을 내릴 수 있다. 황제가 되면 5명의 심복을 통해 추가로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그래봐야 46개 도시 중에 6개가 한계. 심지어 한 달에 명령을 딱 하나 내릴 수 있다. 앗 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거지인 상황이 매우 쉽게 연출된다. 이 점과 적들이 미친 듯이 쳐들어오는 것이 맞물려 코에이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. 다른 거 다 통일해도 이 게임에 한 해서 통일 못해본 사람들이 넘쳐나니 대강 짐작이 갈 듯. 그리고 그 중에서도 숨겨진 시나리오인 '엘바섬 탈출'시나리오는 코에이 게임중 역대 최고의 난이도로도 유명하다(진짜 이거 깨는 놈 괴물 아니 변태).

.. 전투에 들어가면 보병, 기병, 포병으로 나뉘어지는데 포병을 사용하여 적을 혼란시키고 보병이 둘러싸 패다가 수가 좀 빠진다 싶으면 기병으로 돌격해서 아작을 내는, 그야말로 그 당시 전법을 나름 잘 활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. 다른 코에이 게임들과 다르게 대장이 전멸해도 다른 장수가 물려 받게 되는데, 반대로 시가지를 모두 점령당하면 전투가 끝난다.

.. 그리고 스페인의 게릴라, 러시아의 코사크 기병대 등의 요소 등등이 있는데 뭐 랑펠로에 대한 소개는 이정도만 하고, 이 글을 작성하는 진짜 이유를 풀어나가기로 한다.


.. Words of Yu-Tak Kim, the elemental of the wind.

  1. 원래 제목은 L'EMPEREUR(ランペルール)인데 이게 불어로는 '렁프회' 비스무리 하고, 일어 그대로 읽으면 '랑페루-르'쯤 된다. 랑펠로는 아마 이 게임이 들어오던 때 누군가가 잘못 읽은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진게 아닌가 싶다. 뭐 어느쪽이건 발음도 어렵고 그냥 통용되는 단어인 랑펠로로 사용. [본문으로]
  2. 당시 PC의 사운드가 열악한 건 주지의 사실이었는데, 코에이는 아예 따로 녹음한 CD를 본편 게임과 같이 포장해서 with 사운드웨어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. 요즘으로 따지면 OST 동봉판 비슷한 개념. [본문으로]
Posted by elofwin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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